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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9년09월06일 16시15분 ]
글/ 김진만 자문위원 최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은 통과 시 식품접객업을 영위하는 업소에서 라쿤과 미어캣 등 모든 이색동물의 사육을 무조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야생동물’로 인한 1. 인수공통질병 전파와 상해, 2. 동물복지 저해, 3. 생태계 교란 등을 막는 것이 발의 목적이다. 이 법이 공포되면 이색동물카페 점주들은 ‘보유 동물 현황’, ‘보유 동물의 적정한 처리 계획’, ‘그밖에 보유 동물 관리에 관해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3개월 이내 환경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해당 법을 어긴 이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것으로 이는 밀렵꾼을 처벌하는 수위와 같은 수위이다. 이 법은 정말 많은 모순을 안고 있다. 아마 동물보호단체들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특별한 논의 없이 발의 된것으로 본다. 이법은 현재 '야생동물'의 정의를 반려동물(애완동물)이 아닌 동물로 한정하고 있으나, 기준이 되는 반려동물조차도 법에서 정의하는 몇 가지 종으로 한정하여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조차 현저히 제한하는 조치이다. 법안은 '야생동물'을 ‘야생에 살고 있는 동물’로 한정하여 현재 반려를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은 제외해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1. '야생동물'의 개념 매우, 반려동물로서 포함된 종이 너무 적다 ‘애완용’은 영어로 ‘Pet’이다. 이는 반려동물과는 다른 의미로, 두 종의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이다. 이 개념은 각 지역의 문화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세계적인 동물학자 영국의 존 브레드쇼는 그의 최근 저서 “animal make us”를 통해 문화권이 각기 다른 곳에서 펫으로 사용된 동물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일부 원시 부족들은 애완동물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개도 있지만, 대부분은 길들인 '야생동물'들이거나 잡힌 뒤 사람과 같이 사는 동물이다. 미국 원주민들과 아이누 족 그리고 일본의 북부에서는 곰의 새끼를 키웠으며, 이누이트는 늑대 새끼, 캘리포니아 코키미족은 라쿤,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맥, 아고티, 코아티, 신대륙 원숭이, 콜럼비아의 무이스카족은 오셀롯과 마르게이(고양이과), 페루의 야구아족은 나무늘보, 수단의 딩카족은 하이에나와 구대륙 원숭이, 피지 원주민은 플라잉 폭스와 도마뱀, 보르네오와 펜난족은 태양곰과 긴팔원숭이를 애완동물로 키웠다. 현재 우리나라 법이 반려동물로 인정해주지 않는 많은 동물이 다른 곳에서는 반려동물로 인간에게 키워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반면에 우리가 현재 반려동물로 인식하는 고양이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로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실제로 이들은 아직도 야생의 습성이 많이 남아있다. 2. 이 법안은 현재 가축화 되는 많은 동물을 무시한다. 고대부터 많은 동물이 가축화 되었으며 현재 소, 양, 염소, 말을 비롯하여 다양한 동물들이 가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법이 제한하고자 하는 라쿤만 해도 현재 가축화의 중간단계에 있다. 이러한 개체는 오히려 자연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인간이 이러한 개체와 교감을 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3. 이 법안의 관점은 잘못된 동물관에서 기인한다. 현재 야생에서 살고 있는 동물을 보호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야생동물'에 길들인 동물(tamed animal)을 포함하기 위해서 종 단위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동물관에서 시작된 것이다.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3가지다. 1.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지배할 수 있고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 2. 동물은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3. 인간과 동물은 모두 생태계의 일원이다. 역사적으로 1번 관점은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그 반발로 2번 관점이 나왔으나, 이러한 관점은 사회적으로 피해를 줬다. 현재 가장 성숙한 관점은 인간과 동물이 모두 같은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3번 관점이다. 3번 관점으로 생각했을 때 인간의 생활권이 생태계에 포함이 되지 않는 것처럼 간주하는 것은 잘못됐다. 예컨대 현재 도시에서 살고 있는 많은 동물이 그 환경에 적응하고 있음에도 도시는 동물들이 살 곳이 아니라는 생각, 사람의 집은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말이다. 이 잘못된 생각은 행동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개는 인공조건에서 산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행동학 연구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관점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사람의 거주지 역시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저명한 동물행동학자인 그랜딘 템플 박사는 저서 “Animal Make us Human”에서 고양이는 '야생동물'로서 사람과 그저 같이 사는 것이지 가축이 아님을 지적했다. 주인이 이사 가도 원래 살던 집으로 이동하여 자발적으로 주인을 바꾸기도 하는 고양이의 습성을 고양이가 '야생동물'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내세웠다. 4. '인수공통질병'에 대한 오해를 기반으로 한다 야생에서 바로 포획된 동물이라면 당연히 미지의 '인수공통질병'에 걸려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특히 라쿤 카페에 있는 동물들은 '인수공통질병'에 걸려있을 가능성이 극히 낮고 사실상 거의 확률이 없다. 살모넬라는 살아있는 동물의 몸 안에서 일정 기간 생존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면역계에 의해서 제거되는 균이며, 독성이 강할수록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오히려 생존 기간이 짧다. 그러므로 '인수공통질병'으로서의 살모넬라는 야생에서 포획했을 때 위험할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일 뿐이며 오늘날 라쿤은 농장에서 가축화된 개체이므로 이러한 위험성이 현저하게 낮다. '인수공통질병'이 판단의 근거라면 우선 그 질병이 매우 치명적이고 발병의 빈도수가 매우 높아야 하며 그러한 질병이 실질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법안에서 드는 사례는 사육을 금지시키기엔 그 근거가 부족하다. 가. 라쿤회충(Baylisascaris procyonis)은 학계에서 감염의 사례가 극히 낮다고 알려져 있으며,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실제 발표된 감염 사건은 100건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회충은 알벤다졸 같은 흔한 구충제로도 관리가 되므로 다른 동물과 비교했을 때 라쿤 회충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고양이의 톡소플라즈마야말로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톡소플라즈마는 임산부에게 치명적이며 하수처리장에서도 죽지 않아서 수달이나 해달을 감염시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나. 야생으로 탈출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 의견도 있으나, 그들이 내세우는 일본의 사례는 모피를 얻기 위해 라쿤을 키운 것으로 중성화 등의 조치가 없었다. 하지만 국내의 라쿤 카페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야생으로 탈출해도 지속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다. 모든 살모넬라가 '인수공통질병'을 일으키지 않으며, '인수공통질병'을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매우 적은 종에서만 나타난다. 이는 살모넬라가 종간 장벽을 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공통질병'을 일으키는 종으로 가장 유명한 균종은 돼지의 살모넬라 티피머리엄과 닭의 살모넬라 엔테리티디스이다. 만약 '인수공통질병'이 위험하다고 생각된다면 우리나라는 달걀 유통을 금지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여전히 달걀이 유통되는 이유는 아무리 감염되었다고 해도, 고온에 가열하면 균이 죽을뿐더러 항생제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에 환경 관리를 한다면 갑자기 살모넬라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는 야생에서 포획된 개체에 적용되어야 할 관점이지 일반 가정의 반려용 동물에게 적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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